오늘은 정말 맥주 한잔 없이는 잠을 들 수 없는 밤인 것 같다...

지금 나의 상황은 나를 너무나 힘들게 한다.
누가 지금의 이글을 읽게 될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나의 하소연을 듣고 내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해주려 노력해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이다.



취업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비단 나뿐이 아니라는 것을 난 잘 알고 있다.
우리 모두 많이 힘든 상황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 와중에 나는 다행히도 초반에 몇몇 회사의 서류에 합격을 하게 되었다.
어찌된 일인지 내 주변의 친구들은 계속된 서류 낙방을 경험하고 있었다.

솔직히 내가 정말 다행인 입장이고, 많이 고마워 해야하는 입장인 것도 알고 있다.
아... 정말 꾸미고 치장하는 것은 나에게 맞지 않는다.
거두절미하고 이야기 하고싶다.
난 솔직한 것이 좋다.

난 단 한순간도 친구들이 서류에 떨어지고 내가 붙었다고 해서 자만하거나, 자랑스럽게 생각한 적이 없다.
추호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나의 모습은 어디에 붙든 떨어지든, 누구에게 속시원히 이야기 하지 못하는 입장이다.
왜? 모르겠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는지...

난 그냥, 붙으면 붙었다. 떨어지면 떨어졌다. 쉽게 친구들과 이야기 하고 싶다.
그런것에 어렵고 싶지 않다.
또한, 친구들이 떨어진 것엔 같이 이야기 하고, 같이 아프고 싶다.
또한, 친구들이 붙은 것엔 같이 즐거워하고, 같이 기뻐하고 싶다.
내가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일까?
아님, 우리는 정말 항간에 이야기하는 경쟁상대인 것일까?

친구중에 지금까지 많이 떨어진 친구가 있다.
난 솔직히 그 친구와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
위로도 하고 싶고, 내 경험도 이야기 하고 싶고, 친구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도 알고 싶다.

... 친구의 친구를 통해서 그 친구가 술을 마시고,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라는 노래를 듣고 잠이 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 가슴이 아팠다... 친구라는 넘이 친구의 맘하나 위로해주지 못한다는 것... 그런 내 자신이 미웠고,
나에게 힘든 것을 솔직히 말하지 못하는 그 친구도 미웠다. 아니, 밉다.

지금 나도 "서른 즈음에"를 듣고 있다. 나도 같이 서른을 바라보고있다.
그리고, 물론 면접을 보고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지만,
결국, 나도 이루어 놓은 것은 "A"라는 회사밖에 없다.
"A"회사가 얼마나 좋고, 나쁜지를 떠나서, 나는 지금 고민중이고,
다음주, 다른 회사들의 결과에 초조하고, 걱정된다.

친구들은 나에게 이렇게 이야기 한다.
"넌 B라는 회사가 될거야. 거기 될건데 머..."라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누가 보장하는가? 만약 떨어지면 어떻게 할 것인가?
만약 떨어지면 친구들은 나에게 어떤이야기를 할까?
"... 안타깝다... 괜찮아... 다른곳에 더 잘되겠지..."
라고, 그때가서 날 위로할 건가?
아님, 속으로는, "병신같이 다 붙어놓구 거길 떨어지냐..." 라고 할건가?...

머든 솔직히 좋다.
나에게 이야기만 해준다면... 병신도 좋고, 위로도 좋다.

난...
난... 지금 힘드니까... 친구들이 절실히 필요하니까...

술자리에서 조차 솔직히 말할수 없는 이 상황이 너무 싫다.
다음주가 되어 우선 결과가 나오면... 지금과는 많이 다르겠지...
떨어졌다면, 위로를 받을 것이고, 붙었다면 축하를 받겠지...

하지만...
하지만, 난 지금이 힘든데... 화이팅을 받고 싶은것은 지금인데...
아무도...

요즘들어서 갈비뼈있는 곳이 아프다... 바늘로 콕콕찌르는것 같다...
아마도, 담배를 많이 피워서 그런거겠지?...
줄여야지...줄여야지...하면서도... 줄지가 않는다...
남들이 말하는 스트레스... 아... 이런거구나...



그렇다. 그래서 난 지금 맥주 한모금 없이는 잠이 들 수 없다.
오늘만큼은 맥주에 모든 것을 잊고 싶은 맘이다.
이대로 다음주가 되어 떨어지든, 붙든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
물론 붙으면 더 좋겠다... 솔직한 마음에.

내가 참 바보같다.
내가 참 바보같다는 것은 잘 알지만... 누군가 "너 참 바보다"라고 이야기 해주었으면 좋겠다...



이래서 여자친구가 필요한가 보다...
여자친구라면, 아무런 부담없이 이런 말도 할 수 있을텐데...
아무런 서스름도 없을 것이며, "너 참 바보다"라고 부담없이 말해줄텐데...


... 요즘들어서 이렇게 외로운 적이 없는거 같다...

... 그래서... 난 오늘도 맥주 한잔의 힘을 빌린다...
 

+ Recent posts